책소개
전 세계 고대문명의 흔적, 문명의 기원을 간직한 최고(最古) 유적의 현재
인류의 역사와 문명을 통틀어 가장 중요한 고고학 유적지로의 여행
지금껏 지구상에 존재해왔던 문명과 그 유적으로 향하는 흥미로운 지적 모험!
『유네스코 세계고대문명:아시아/아메리카/오세아니아』에서는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에 산재하고 있는, 세계유산목록에 올라 있는 문명 유적지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최초의 조형 예술이 탄생해서 문명의 진화에 빛을 던져주었는가를 고려하되 가능하면 인류의 고대문명을 온전히 소개하려고 노력했다. 현대 인류의 진화에 공헌해온 고대의 발자취를 돌아보는 환상적인 여정을 제공하는 이 책은 세계 최고의 사진작가들이 찍은 격조 높은 사진과 유적의 위치를 표시한 지도, 정확한 최신의 정보를 담은 텍스트로 구성돼 있다. 또 책의 말미에 알파벳순으로 세분화한 색인을 실어 유적의 명칭과 지역을 빠르고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문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문명을 존중하도록 함으로써 문화에 대한 토론이 활발해지도록 기폭제 역할을 할 것이다.
목차
아시아
아시아 최초의 인류는 약 5만 년 전 아프리카에서 등장한 호모 사피엔스가 이주해올 때까지 약 200만 년 동안 주변과 고립된 채 진화해왔다. 이런 가설은 세계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고인류학 유적지 두 곳이 발견됨으로써 인정받게 되었는데, 바로 인도네시아의 산기란(Sangiran) 고고 유적지와 중국의 저우커우덴(周口店) 유적지이다. 후자의 경우에는 1920년대에 중국의 수도 근처 동굴에서 50만 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두개골이발견되었는데 지금까지 북경 원인으로 부르고 있다.
무엇보다 아시아는 인류 문명의 요람으로 일찍이 수렵을 하는 유목 생활에서 농사를 짓는 정착 생활로 넘어왔다. 메소포타미아에서는 5,000년도 더 이전에 문자를 발명했고, 기원 서력이 시작되기 수 세기 전과 직후에 위대한 종교의 교류가 활발했던 곳도 아시아였다. 중동과 아라비아 반도에서는 위대한 일신론자들의 믿음이 싹텄고, 이후 실크 로드라는 교역로를 통해 인도의 불교와 힌두교, 중국의 유교, 일본의 신토(神道)와도 접촉하게 되었다.
위대한 종교와 농업과 교역을 통해 발전된 문명은 비록 나중에는 쇠퇴하기는 했지만 아시 곳곳의 유적지에 그 흔적을 남겨놓았다. 초기에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으로 전파된 불교의 종교적 상징들은 헬레니즘 예술 양식과 결합하여 독특한 간다라 예술을 탄생시켰다. 힌두교는 인도의 카주라호, 함피, 마하팔리푸람, 인도네시아에서는 프람바난 같은 지역에서 융성했다. 인도의 아잔타와 산치, 인도네시아의 보르부두르, 오늘날 방글라데시의 파하르푸르 같은 곳은 불교의 중심지였다. 동남아시아에서는 이들 두 종교가 접목되어 예술적 표현의 극치를 보여준다. 예컨대 크메르 제국의 통치자들의 신앙에 따라 건축 양식이 바뀐 앙코르의 사원들, 모가오, 룽먼, 윈강 같은 석굴에 안치되어 있는 다양한 붓다의 이미지들을 들 수 있다.
아메리카
1960년 뉴펀들랜드 주 그레이트 노던 반도 끝에 위치한 마을 란세오 메도스에서 바이킹의 거주지 흔적을 발견할 때까지만 해도 누구나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처음으로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했다고 알고 있었다. 최초의 선구자들은 자신들이 발견한 대륙을 식민지화하지 못했던 것뿐이다. 사실 호모 사피엔스는 최소 3만 년 전에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사이의 베링 해협에 있던 1450㎞길이의 대륙교를 이용해 아메리카 대륙으로 건너왔다. 그러나 최근, 세라 다 카피바라의 브라질 유적에서 5만 년 전의 유적이 발견되면서 아메리카 대륙의 인구 이동에 관한 혁신적인 이론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유네스코의 보호를 받는 아메리카의 고고학 유적은 콜럼버스 이전 시대의 것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즉, 기독교 시대 초기에서부터 15세기까지 멕시코에서 페루에 이르는 지역에서 찬란하게 꽃피웠던 문명이다. 아스테카, 마야, 잉카 문명은 모두 종교적 신앙 체계를 발전시키고 수준 높은 예술을 창조했으며 심지어 천문학에 있어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남긴 복잡하고 정교한 조직 사회로 발전했음을 보여주는 많은 흔적을 남겼다. 마야 문명은 티칼과 치첸이차, 팔렌케를, 아스테카 문명은 테오티와칸 같은 웅장한 도시를 건설했고, 잉카 문명이 건설한 마추픽추는 수수하지만 아름다운 의례의 중심지였다. 그 뿐만 아니라 라틴 아메리카인들은 티와나쿠의 고대 문명, 차빈 데 완타르 문명, 나스카 선형 그림을 창조한 사람들이 남겨놓은 수수께끼 같은 유적을 자랑한다.
오세아니아
호주의 원주민 문화에는 비의 꿈 축제라는 의식이 있는데, 이 때 사람들은 디저리두 연주를 들으며 의식을 행한다. 호주 북부 카카두 국립공원에 있는 암벽화에도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호주 원주민들이 이 토속 악기를 사용한 기간은 15,000년이나 된다. 유네스코의 설명에 따르면 환상적이고 독특한 디저리두의 소리는 4만 년 전 즉, 호주 대륙에 인류가 출현한 후부터 지금까지 변함이 없다고 한다.
오랜 옛날 호주는 아마도 얕은 해협이 있는 육지에 의해 뉴기니아와 연결되어 있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동남아시아의 섬들도 대륙에 포함되어 거대한 반도를 형성했을 것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호주 대륙에 정착한 것은 4만 년 전이며 그 전 인류의 흔적은 사라졌거나 고고학적으로 추적할 수 없을 만큼 미미했다는 데 대해서는 모두가 동의한다. 고고학적인 관점에서 보면 호주의 유산은 사람의 입을 통해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독특한 문화적 관습을 제외하면 카카두 국립공원 암각화가 유일한데, 아쉽게도 이 역사적 기록이 오세아니아 대륙의 인류사를 둘러싼 미스터리의 베일을 벗기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