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찰자
『관찰자』는 한 남자가 어린 여자아이를 관찰하는 모습으로 강렬한 시작을 알린다. 뒤이어 또 다른 한 남자가 다른 사람들의 성공과 행복, 완벽한 모습에 동일시하면서 실패와 좌절, 거부로 점철된 자신의 모습에서 도피하려고 한다. 그런데 이 남자 주변에서 여성들이 잔인하게 살해되는 끔찍한 사건이 연쇄적으로 벌어지면서 그 안에 숨겨진 오래된 살인적인 증오가 표출하기 시작한다. 새하얗게 내린 차디찬 눈 속에서 하나둘 늘어가는 희생자들과 그 곁에서 미소 짓고 있는 범인, 그리고 그 뒤를 쫓는 수상한 사립 탐정과 살기 위해 처절하고 절박한 사투를 벌이는 한 여성의 이야기가 긴장감 넘치게 그려진다.
그녀의 손은 아주 가냘프고 섬세했다. 길쭉하고 가느다란 손가락. 앙상하고 거의 부러질 것 같은 다리. 그녀의 모든 것은 누군가가 굉장히 고급스러운 밝은 색 나무를 아주 오랜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깎아 만든 것 같았다. 그녀의 몸에서 둔하거나, 뚱뚱하거나 거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었다. 그녀는 기품의 결정체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생소한 작가이지만 샤를로테 링크는 책을 출간할 때마다 단번에 베스트셀러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지금까지 판매된 그녀의 작품은 약 2,000만 권 이상으로 집계될 정도로 독일에서는 국민 작가로 자리 잡은 저명한 소설가이다. 그녀는 『관찰자』에서도 독특한 소재와 박진감 넘치는 구성, 그리고 깊이 있는 캐릭터로 독일 소설의 매력을 여실히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