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나나
낯선 거리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익숙한 세계
박형서 작가의 첫 장편소설
등단 후 두 권의 소설집을 통해 기괴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처연한 멜랑콜리의 자리에 유머를 실은 작품을 선보이며 주목을 받은 작가 박형서가 첫 장편소설을 펴냈다. 이 작품은 최종 목적지를 아프리카로 정하고 여행길에 오른 레오가 태국을 경유하던 중 그곳에서 만난 플로이에게 끌려 결국 아프리카가 땅을 밟지 못한 채 그 거리의 이방인으로 지내는 이야기다. 작가는 흔해 빠진 단선적인 사랑이야기를 기승전결의 단선적인 서사를 보여주기보다 더욱 깊이 우리네 삶을 들여다본다. 레오와 플로이의 관계를 넘어서서 온갖 여담, 구체화된 모든 주변 사건들 자체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생각하게 해 준다. 인물이 지닌 관계를 추적하고 인물들이 서로 섬세하게 읽힘으로써 타인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해 준다. 여행지에서 생겨난 사건을 다루지만 그 사건 속에 우리의 삶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 보다 본질적인 인간의 삶과 관계를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