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지 않을 자유
“당신이 어디를 여행했는지, 얼마나 멀리 여행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당신이 얼마나 살아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결국 우리가 들여다보아야 할 대상은 나 자신이다. 우리에게 고요가 필요한 것은 이 단순하고 간명한 사실과 마주하기 위해서다. 타인과 소통하고 타인을 의식하느라 피로해진 삶에서는 자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놓치기 일쑤다. 자신을 향해 떠나는 여행을 통해 우리는 궁극적으로 이 세계에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된다. 나를 둘러싼 모든 것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된다는 점에서 말이다. 지은이는 비디오 아티스트인 빌 비올라의 말을 전한다. “세상에서 떨어져 있는 사람이야말로 세상을 위해 흘린 눈물로 소매가 젖어 있는 사람이다”.
우리는 좀더 자유로워져야 한다. 일상의 모든 부름에 일일이 응답하지 않을 자유, 관계에 속박되지 않을 자유, 자신만의 삶의 리듬을 가질 자유, 그리하여 나다워질 자유. 『여행하지 않을 자유』는 그렇게 매 순간 진정 ‘살아 있는 삶’이 무엇인지 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