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다음 세대에 전하고 싶은 한 가지는 무엇입니까?”
각계 명사에게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에 관한 응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일곱 번째 주제는 내 생각을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 젊은이를 위한 ‘생각 수업’ 이다.
외국 유학을 준비하고 있거나 유학 중인 한국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토론과 에세이라고 한다. 자기 생각을 말하고 쓰는 것을 힘들어하는 것이다. 어려운 책의 줄거리는 줄줄 읊어도 그것에 대한 자기 생각을 말하라고 하면 꿀 먹은 벙어리가 되는 것이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이다.
《새로운 생각은 받아들이는 힘에서 온다》는 섬진강변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자라고, 그곳에 있는 작은 초등학교에서 31년간 아이들을 가르친 김용택 시인이 평생을 통해 깨달은 ‘생각과 창조’에 대한 지혜를 담고 있다. 이 책에서 시인은 ‘공부 따로 삶 따로’가 아닌 사는 것이 공부고 예술이 되는 새로운 삶의 방향을 제시한다.
저자소개
대한민국의 시인으로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의 문학적 흐름에 얽매이지 않으면서도 깨끗하고 아름다운 시로 독자들을 감동시키며 대상일 뿐인 자연을 삶의 한복판으로 끌어들여 절제된 언어로 형상화한 그는 김소월과 백석을 잇는 시인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전라북도 임실 진메마을에서 태어나 순창농고를 졸업하였으며 그 이듬해에 교사시험을 보고 스물한 살에 초등학교 교사가 되었고, 교직기간동안 자신의 모교이기도 한 임실운암초등학교 마암분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를 썼었다. 섬진강 연작으로 유명하여 '섬진강 시인'이라는 별칭이 있다. 2008년 8월 31일자로 교직을 정년 퇴임하였다.
김용택은 시골에 머무르면서 글을 쓰고 있는 보기드문 작가이로, 문화의 중심지인 서울이 아닌 곳에서 쓰여지는 작품들이 쉽게 대중의 시선을 끌지 못하는 상황이지만, 그는 꾸준히 글을 쓰고 있고, 또한 일반에게 그것이 널리 알려져 있기도 하다.
김용택의 글 속에는 언제나 아이들과 자연이 등장하고 있으며 어김없이 그들은 글의 주인공으로 자리잡고 있다. 풍요로운 자연 속에서 글을 쓰며 호흡하는 김용택은 아이들과의 글쓰기를 통해 아이들이 자연을 보고, 세상을 이해하는 시선과 교감하며 세상을 바라본다. 그 속에서 아이들의 작품은 어엿한 문학 작품이 되기도 한다. (『촌아, 울지마』) 또한 김용택은 아이들의 순수함과 숨겨진 진실을 단번에 알아차리는 직관적인 시선에 감동받으면 자신의 글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그러나 연시에 무척 어울릴법한 섬세한 시어와 감성 - 실제로 그의 연시는 널리는 읽히는 연시들이다 - 을 가지고 김용택이 바라보는 것은 아름다운 자연과 아이들만이 아니다. 김용택은 그 빛나는 시적 대상들을 아름다움을 가리고 있는 한국 농촌의 황폐함에 주목한다. 험난한 세월을 견디며 살아 왔으면 이제는 폐가만이 황량한 농촌 마을과 피폐해진 땅을 갈며 살아가는 사람들, 지난한 역사를 흘러오면서 억세진 어머니와 누이의 손등에서 김용택은 이 나라의 아픔을 발견한다. 그것은 산업화의 흐름 속에서 잊혀졌던 우리의 고향의 모습이기도 하다.
이름이 알려진 후에도 김용택이 고향 마을을 떠나지 않은 까닭은 어찌보면 너무 당연한 것이다. 김용택는 출근길의 꽃내음과 학교 뒷산 솔숲에서 자신의 상상력을, 자신의 시와 삶을 길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택은 시적 상상력은 그래서 '촌'스럽다.
"출근하면 늘 오르는 학교 뒤꼍 조그마한 동산 솔숲에 오른다. 아침햇살은 솔숲에 떨어져 빛나고 솔 숲 아래 작은 나무들도 솔숲 사이로 새어든 햇살을 받아 그 작은 몸들이 빛난다. 솔숲에 떨어진 솔잎들은 떨어진 그대로 가지런히 누워 반짝인다. 작은 숲길을 걸어 언제나 이만큼 돌아나오면 푸른 호수 위에 작은 운동장이 보이고 아이들 해맑은 소리가 들렸는데, 방학이어서 아이들 소리는 들리지 않고 맑은 햇살이 운동장 가득 퍼져 까맣게 탄 아이들과 함께 뒹굴며 놀던 작은 돌멩이들이 반짝반짝 빛난다."
시집으로 『섬진강』『맑은 날』『누이야 날이 저문다』『그리운 꽃편지』『강 같은 세월』『그 여자네 집』『그대, 거침없는 사랑』『그래서 당신』 등이 있고, 산문집으로 『작은 마을』『그리운 것들은 산 뒤에 있다』『섬진강 이야기』『섬진강을 따라가며 보라』『인생』 등이 있다. 이밖에도 장편동화 『옥이야 진메야』, 성장소설 『정님이』, 동시집 『콩, 너는 죽었다』『내 똥 내 밥』, 동시엮음집 『학교야, 공 차자』, 시엮음집 『시가 내게로 왔다』 등 많은 저작물이 있다. 1986년 김수영문학상을, 1997년 소월시문학상을 수상하였다.
목차
여는 글 | 받아들이는 힘이 세상을 새롭게 그려 낸다
1장. 보는 것이 세상 모든 것의 시작이다
임실 하면 뭐가 유명하지요?
작고 하찮은 것들이 전부다
오래된 마을 이야기
여든여덟 개의 징검다리를 다 건너가려면
시인과 느티나무
2장. 자연이 말해 주는 것을 받아쓰다
자연이 하는 말을 받아 땅 위에 적다
가장 일찍 꽃이 피는 나무, 가장 늦게 잎이 피는 나무
덕치면 꾀꼬리는 어떻게 울까
두 줄 지푸라기 위에 뜬 하얀 달
사람이 그러면 못써
3장. 가르치면서 배우다
한 학교를 37년간 다니다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우다
네 나무가 어떻게 하고 있데?
뭘 써요, 뭘 쓰라고요?
빡빡하게 칠해 봐
4장. 사는 것이 공부고 예술이 되어야지
받아들이는 힘을 키우는 일, 공부
오늘부터 엄마 말 듣지 마라
새로운 땅을 딛게 해준 선생님, 책
나름대로 잘 살면 된다
5장. 길 없는 산 앞에 서 있는 너에게(인터뷰)
좋아하는 일을 찾는 것이 먼저다
무엇을 하며 사느냐보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하다
삶이 해답을 가져다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