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무방, 땡볕, 금(金) 따는 콩밭
한국인의 가슴속에 영원히 새겨질 고전들!
달시루 한국문학선 근대편 중 김유정 2권. 김유정은 1930년대 대표적인 단편소설 작가로, 농촌의 곤궁한 생활과 그 속에서의 정취를 토속적이고 해학적인 필치로 실감 나게 그려냈다. 그가 남긴 30여 편의 소설 가운데 널리 알려진 고전들인 「봄봄」, 「동백꽃」, 「소낙비」를 1권으로 묶어낸 데 이어, 이번에 「만무방」, 「땡볕」, 「금(金) 따는 콩밭」을 묶어 2권에 담았다. 작품의 최초 발표본과 작가 최후의 판본 등을 참고하여 원고의 정확성에 만전을 기하고자 했다.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지금은 잘 쓰이지 않는 낱말이나 구절 뒤에는 따로 풀이를 넣었다.
〈만무방〉은 뜨내기 소작농인 두 형제의 삶을 통해, 1930년대 식민지 치하 농촌이 처한 모순된 상황과 농민의 궁핍한 생활을 탁월하게 형상화한 작품이다.
"이놈을 가을하다간 먹을 게 남지 않음은 물론이요 빚도 다 못 가릴 모양. 에라, 빌어먹을 거 너들끼리 캐다 먹든 말든 멋대로 하여라, 하고 내던져 두지 않을 수 없다. 벼를 걷었다고 말만 나면 빚쟁이들은 우 몰려들 거니깐." -만무방-
〈땡볕〉은 빈곤 때문에 도시로 떠나온 농민 부부의 절망적 삶을 그린 작품이다. 병든 아내를 병원에 데려가면 병도 고치고 월급도 받을 수 있다는 말을 믿을 만큼 남편은 세상 물정에 무지한 사람이다. 그러나 가진 것이 없어도 서로를 걱정하는 부부의 모습은 아주 인간적이다.
"병이 괴상하면 할수록 혹은 고치기가 어려우면 어려울수록 월급이 많다는 것인데 영문 모를 아내의 이 병은 얼마짜리나 되겠는가고 속으로 무척 궁금하였다." -땡볕-
〈금(金) 따는 콩밭〉은 일확천금을 꿈꾸는 인간의 탐욕과 그 허망한 결말을 해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그러나 주인공 부부가 일확천금을 꿈꾸게 된 데에는 1930년대 농촌 사회의 궁핍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었음을 이 작품은 잘 보여준다.
"바로 이 산 넘어 큰 골에 광산이 있다. 광부를 삼백여 명이나 부리는 노다지판인데 매일 소출되는 금이 칠십 냥을 넘는다. 돈으로 치면 칠천 원. 그 줄맥이 큰 산허리를 뚫고 이 콩밭으로 뻗어 나왔다는 것이다." -금(金) 따는 콩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