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선택 01 이순신을 위하여
도적의 기세는 바다에 가득하고
군사와 백성은 기운과 마음이
흙같이 무너졌으니,
영웅의 눈에 눈물이 스스로 흐르는도다.
7년의 전쟁, 그 역사의 흐름을 바꾸는 단 한 명의 영웅!
역사는 왜 이순신을 선택했을까
《이순신을 위하여》는 단재 신채호(丹齋 申采浩, 1880-1936) 선생이 1908년에 쓴 역사 전기물이다. 신채호 선생은 장지연이 사장으로 있던 ‘황성신문’ 논설기자로 언론인 활동을 하는 한편, 우리 민족이 처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러 편의 위인전을 쓰게 된다. 《을지문덕》(1908년), 《동국 거걸(巨傑) 최도통(崔都統)》(1909~1910년) 등 민족의식을 일깨우는 연작들을 발표한다. 외적을 물리치고 국가의 위기를 구하는 민족 영웅이 당시대로서는 무엇보다 중요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순신의 《난중일기(亂中日記)》를 기초로 작성된 《이순신을 위하여》는 심화되는 일본의 조선 침략, 친일파의 집권, 서구열강의 무관심 내지는 일본과의 밀약, 자주독립과 국권확립의 불안정 등 현실적인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당시에 커다란 반향을 일으킨 작품이다. 책의 마지막에 보이는 신사씨(新史氏)의 논평이 보이는데, 이는 단재 신채호 자신이며, 그러한 논평 방식은 사마천의 사기열전 방식과 유사하다. 동양 전통 교육을 받은 영향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