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역사
1. 소개글
각종 테러의 배후 세력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는 이란의 참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역사를 알아야 할 것이다. 페르시아 지역에 이슬람이 유입되면서부터 이슬람 혁명으로 오늘날과 같은 모습의 이란이 형성되기까지의 역사를 통해 이란의 본모습을 보다 쉽게 이해하길 바란다.
2. 저자 소개
유흥태
현재 이란 에스파한 국립대학교 정치학과에서 박사 과정중이다.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중동아프리카학과를 졸업했다. 신정일치 국가를 표방하는 이란의 정치와 종교 관계에 주된 관심을 두고 있다. 결국 같은 곳을 지칭하면서도 ‘이란’이라고 하면 강경한 이미지를, ‘페르시아’라고 하면 신비롭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연상하는 경우가 많음을 접하면서 그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데 일조하고자 페르시아에서 이란으로 이어지는 역사를 소개하는 일련의 저서를 집필하였다.
3. 본문 소개
사산조 페르시아와 동로마 제국 간의 오랜 전쟁으로 동?서 거대 제국의 힘이 거의 소진되었을 무렵 양 제국의 틈에서 급격히 성장한 것이 이슬람 세력이다. 로마와의 전쟁과 내부의 혼란으로 이슬람의 급속한 팽창을 저지할 만한 힘이 없었던 사산조 페르시아는 곧 이슬람의 손에 들어가게 된다. (중략) 아랍인들은 처음 이란을 정복하고 나서 이란의 많은 문화유산을 파괴하였다. 사산조의 건물과 물품 심지어 금, 은, 철로 만든 예술품들을 녹여 버리기까지 하였다. (중략)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이들은 파괴했던 페르시아의 문화를 배우기 시작하고 사산조 및 그 이전의 페르시아 제국의 정치 형태와 행정 경험, 소수민족을 다루는 정치술 등을 모방하기 시작했다. 아랍인들보다 교육 수준이 높았던 페르시아인들을 행정 관료로 채용하기 시작하면서 페르시아 문화가 급속히 이슬람으로 들어왔다. 압바시아 왕조는 수도를 과거 사산조의 수도였던 크테시폰 인근의 바그다드로 정하면서 궁중 문화를 포함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이 이슬람 안으로 급속히 들어온다. (3-4쪽)
투르크인이란 이란의 동쪽인 중앙아시아에 살던 민족으로 투르크계 언어를 사용하고 유목생활을 하는 종족을 일컫는다. 사산조 시기에 몇 차례 페르시아를 침략하지만 성공하지 못하고 자신의 지역으로 돌아간다. 이슬람 등장 후 이슬람 군대가 투르크인들이 살던 중앙아시아를 공격하면서 이들은 이슬람으로 개종한다. 이슬람화된 투르크인들이 사만조 시기에 대거 ‘맘룩’이라는 전쟁 노예 혹은 용병으로 이란과 이슬람 세계로 들어온다. 이들은 사만조 말기에 군사령관 등 고위직을 차지하기 시작하였고 사회 중심 세력으로 성장하여 10세기에서 13세기까지 가즈나, 셀죽, 하라즘샤라는 세 왕조를 이란에 건립하였다. 이들이 이란의 독립왕조로 분류되는 이유는 이란 지역에 나라를 세운 것뿐만 아니라 이들은 페르시아 즉, 이란 문화에 심취하여 자신들의 공용어도 페르시아어로 사용하여 이란 문화를 지속?발전시켰기 때문이다. 이란 역사에서도 이 시기를 투르크계 왕조의 시대라고 분류하고 있다. (23-24쪽)
16세기와 함께 시작된 사파비조(1501~1722)의 등장은, 많은 역사가들이 이란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이라고 부를 만큼 큰 변화를 몰고 왔다. 이슬람의 침입 이후 페르시아의 정체성을 가지고 과거 사산조 시대 대부분의 영역을 차지한 중앙집권적인 정권은 없었다. 그러나 사파비 왕조가 이 일을 이루었다. 이들은 시아 이슬람을 국교로 정하여 국민에게 장려하고, 시아 이슬람 신학과 성직자들을 보호하고 육성했다. 또한 경제적 부흥과 함께 유럽과의 교류를 확대하였다. (43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