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멘터리 미술
파블로 피카소의 그림 한 점, 우리 돈으로 약 3,920억 원
과연 고가의 미술 작품들은 오직 예술성만으로 평가 받았을까?
시장과 경제의 흐름에 따라 예술이 어떻게 탄생하고 변화했는지 진짜 예술을 파헤치다
2007년에 방영되었던 KBS 특집 다큐멘터리〈다큐멘터리 미술〉을 담은 책이다. 미술사를 다큐멘터리로 접근한 신선한 시도가 미술과 대중의 거리를 좁혔다는 평가를 받은 바 있다. 이 책은 영상이 미처 담지 못한 미술사적 사실과 관련 이야기를 보완했으며 풍부한 도판으로 이해를 돕고 있다. 또한 이탈리아 르네상스를 언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메디치가와 미켈란젤로, 유럽에서 미국으로 20세기 미술의 중심이 이동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던 피카소, 한국 미술계의 현주소 등 방송이 다루지 못한 내용도 추가했다.
결코 사회 변화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예술의 숨겨진 속성
15세기 피렌체, 19세기 파리, 20세기 뉴욕, 그리고 21세기의 베이징까지!
장소와 시대가 바뀌어도 돈이 모이는 곳에서 예술은 태어나고 발전한다
책에는 먼저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중심지였던 피렌체를 무대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불후의 명작 〈모나리자〉가 등장한다. 최근〈모나리자〉의 실제 모델이라고 알려진 리자 게라르디니의 유골을 발굴할 예정이라는 뉴스가 보도되기도 했을 만큼 이 작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은 상당하다.《다큐멘터리 미술》에서는〈모나리자〉와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중심으로, 이 걸작을 탄생시킨 피렌체라는 도시를 자세하게 살펴본다. 당시 피렌체는 부와 권력을 바탕으로 예술, 문화적인 환경과 역량을 충분히 갖춘 진정한 예술의 중심지였음을 다양한 이야기와 작품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이후 예술의 중심은 유럽, 특히 프랑스 파리로 옮겨갔다. 전통과 현대성이 전면적으로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게 된 19세기, 예술계에서 그 신호탄을 쏘아 올린 것은 에두아르 마네의 도발적인 누드화〈올랭피아〉였다. 보수적이고 권위를 앞세운 아카데미 미술의 한계를 드러내주는 동시에 변화하는 현실을 직시하고자 했던 마네의 혁신적인 이 작품은, 발표 당시에는 야유와 비난을 받았지만 결국 예술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한 명작으로 남았다. 한편 이 시기에 등장한 인상파와 본격적인 화상의 활동도 빼놓을 수 없는 이야기다.
이 책은 무엇보다 미술관에 고정된 역사가 아닌 도전과 변화를 키워드로 하는 ‘현재진행형’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그래서 현재 세계 미술시장을 움직이고 있는 아시아 특히 중국 미술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 중국은 경제성장과 함께 국제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고 더불어 중국 미술 또한 자본이 선호하는 미술시장의 블루칩으로 각광받는 추세이다. 아직까지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당당히 세계 미술사의 한자리를 차지할 중국 미술계의 경향을 살펴보는 한편 이제 막 세계무대에 등장한 우리 미술의 현황도 다루고 있다. 책을 통해 예술이 단순히 작품만으로 평가받는 것이 아니라 시대적 유행, 경제적 흐름, 예술사조의 변화에 큰 영향을 받고 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