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현대 한국인들에게 전통은 결코 긍정적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때문에 우리가 전통을 대하는 태도는 매우 어색하고 불편하다. 사실 우리는 전통을 부끄러워하도록 훈련받아 왔다. 해방 이후에도 우리는 극일, 반공, 근대화, 민주화 등의 가치를 지향하는 가운데 전통에 대하여 무관심하였다. 전통에 대한 거부와 무시는 가치관의 혼란과 이상의 상실도 초래하였다. 새로운 사상과 이상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이 누구인가를 알아야 하고 이는 전통과 현대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
앞의 글은 20여 년 전 창간했던 인문 대중학술지, 계간 <전통과현대>의 창간사에 있다. 이 전자책 역시, 이 취지에 맞추어 기획되고 게재 되었던 원고이다. 오늘날 정보화의 급물살 속에서도 우리의 전통을 현대의 맥락에서, 그리고 현대를 전통의 맥락에서 비교하여 보고자 했던 <전통과현대>의 방법론은 여전히 유효하다. 이에 뒤늦음 감이 없지 않지만, 전자책을 통하여 당시 선학들의 고민과 모색을 그대로 오늘에 잇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