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봄
“왜 자꾸 내 앞에 나타나는 거야, 당신은.”
까칠한 천재 화가, 공재연.
처음으로 믿었던 사랑이 남긴 건, 쓰라린 배신뿐이었다.
다시는 사람도, 사랑도 믿지 못할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자꾸만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남자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그럼 내가 좋아한다고 말하면, 나 그쪽 옆에 있어도 됩니까?”
태평양 같은 오지랖을 가진 의사, 지태이.
남을 도와주지 못하면 자신이 죽을 것 같은 못 말리는 영웅 증후군.
처음엔 분명 동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진심으로 그 여자를 지켜 주고 싶어졌다.
한겨울처럼 차갑기만 하던 그들의 마음에 스며든 따사로운 봄 같은 사랑.
잡고 싶다, 우연히 찾아온 이 봄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