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라도, 가을 01권
“혼자가 되어야 한다고 느꼈을 때, 혼자가 된 것 뿐이야.”
어린 시절의 지독한 기억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녀를 떠났다. 그리고 다시 돌아왔다.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그리고 나 좋다는 사람도 있어.”
죽었다 생각했던 이를 다시 만났고, 다시 사랑하게 됐다. 한 남자를 두 번 사랑하는 기적을 만들어냈다.
“더럽잖아. 끔찍하잖아. 저런 사람이 나를 낳았는데, 그래도 내가 좋아?”
절대 그럴 수 없다는 듯, 너는 그래서는 안 된다는 듯 그의 흥분어린 목소리가 말했다.
“너는 나중에 도망가게 될 거야. 너는 몰라. 내가 얼마나 더럽고 저주받은 놈인지. 알면 몸서리를 칠걸. 더럽다고 할걸.”
스스로 조소를 내뱉으며 스스로 온갖 상처를 뒤집어쓰면서 이준은 그 안으로 또 숨기 시작했다. 마음을 감추고, 진심을 숨기고.
“……나는 자격이 없어.”
그런데 눈앞의 있는 너를 갖고 싶다. 만지고 싶다. 안고 싶다.
“너를, 내 옆에 둘.”
지독하게도 통제가 되지 않는다.
유일하게 네 앞에서, 나는 나를 잃는다.
* * *
저자: 문수진(쑤돌)
언제나 글이 고픈, 글이 그리운 그런 글쟁이가 되고 싶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