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홀로 머물다 떠다니는 잎
이 책은 저자가 직접 찍은 사진과 어울려 사랑에 관한 아픔과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미처 붙잡지 못한, 다 말하지 못한 사랑의 기억과 아쉬움을 저자만의 애절한 감성으로 노래한다.
누구나 아련히 떠오르는 사랑이 있다. 저자는 미처 자신이 먼저 다가가지 못한 아쉬움을 “비틀거리는 그녀의 목소리를 붙잡으려고/내친 걸음이/가슴만 먼저 달렸다”(-회상)고 얘기한다. 그리고 닿지 않는 사랑, 이어질 수 없었던 사랑에 대해 “너는 내게로 와서/쌓이다 사라진다/붙잡을 시간도 주지 않은 채/내게 멀어진다/사랑은 늘/한 팔 길이만큼/떨어져 있다”(-불안)며 사랑을 움켜쥐지 못한 불안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시간이 흐르고, 많은 세월이 지나도 가슴 한쪽에 웅크리고 앉아 돌아보면 시린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사랑이 있다. 그 사랑은 아픔이고, 즐거움이며, 행복이다. 즐거웠기에 행복이고, 행복했기에 아픔으로 남는 것이다. 사랑의 기억은 단순한 아픔으로만 있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털어내도 지워지지 않는 낙인이/그녀의 옷깃이 아직”(-발등) 내 안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사랑은 그리움으로 다가와서/들어 올릴 수 없는 담석 하나/밧줄에 매어 놓”(-그리움)았다.
저자는 가질 수 없는, 소유할 수 없는 무지개처럼 사랑을 이렇게 노래한다.
“시간조차 빗겨 흐르는
그리움이 맺혀 있는
손 시린 속울음”
(-하얀 무지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