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하시네요
남자친구에게 차인 그날, 다경은 그토록 꿈꾸던 아쿠아리스트 합격 통보를 받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
자신이 취직한 블루 아쿠아리움에 대학 시절 같은 동아리이자 묘하게 불편하게 부담스럽던 선배, 주환이 있을 줄이야! 하물며 그냥 직원도 아니고 일명 ‘꽃 상무’로 불리는 중역이란다.
그래도 말단 직원인 자신과는 엮일 일 따위 없을 줄 알았는데…….
“저기요, 선배. 아니, 이 상무님. 제가 진짜 헷갈려서 그런데요, 저한테 왜 이러시는 건데요? 솔직하게 얘기해서 상무님이랑 저, 그렇게 가까운 선후배 사이도 아니었잖아요. 상무님 자꾸 이러시면 제가 오해할 수밖에 없거든요? 자꾸 이러시면 상무님이 저 좋아한다고 동네방네 다 소문낼 거예요. 저 진상 짓 완전 잘하거든요.”
“해.”
“네엑?”
이 남자가 지금 돌처럼 무표정한 얼굴로 뭐라는 건가. 예상치 못한 대답에 다경은 맹하게 되물었다.
“왜, 왜 그러시는 건데요. 제가 상무님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어요? 혹시 예전에 저 때문에 마음 상하신 걸 지금 그걸 복수라도 하려고 이러시는 거예요?”
“왜? 남자가 여자 좋아하는데 이유가 있어야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