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류
“제가, 죽은 대통령의 기억을, 가진 것 같습니다.”
현직 마취과 전문의가 쓴 충격적인 소설
대통령의 죽음, 유일한 생존자, 그리고 반전을 거듭하는 진실 게임!
한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의 신체일까? 인간의 몸은 수없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고 결국 수많은 원자 단위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 원자는 영원히 한 인간을 구성하는 걸까? 아니다. 원자는 계속해서 순환한다. 지금 내 신장에 있는 탄소 원자는 이웃집 누군가의 간에 있었던 탄소 원자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시. 인간의 존재를 규정하는 것이 육체라고 말할 수는 없겠다. 어쩌면 우리는 스스로를 정의할 다른 무엇인가를 찾을 때가 된 건지도 모른다.
현직 마취과 전문의가 쓴 첫 소설인 〈혈류〉는 작가의 전문적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 복제가 비즈니스가 된 세상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고 있다. 혈류(血流, Blood Stream)라는 제목에서 떠올릴 수 있듯이 소설에는 수혈을 통해 정보와 감정을 전달하는 신기술이 등장한다. 타인의 피가 내 몸에 흐르는 순간, 그의 기억도 흐르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쾌락의 순간에 추출한 ‘기억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신종 마약, 합법적 환생을 기다리는 영혼 냉동고까지…… 이 모든 일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지도 모르는, 아니 이미 벌어지고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33세의 회사원, 열차 테러의 유일한 생존자이자 증인, 대통령 암살범이자 테러범, 복제 인간, 대통령의 기억을 지닌 위험인물…… 이 호칭들은 모두 한 남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일요일 출장을 나서던 평범한 남자에게 이렇게 다양한 이름을 붙인 사람들의 정체는 무엇인가? 그의 위험한 일주일은 대체 어디서부터 시작된 것일까? KTX보다 더 빠르고 더 안전하다고 광고된 TF호 열차에 오른 게 잘못이었을까?
대통령을 비롯해 총 916명이 탑승한 열차는 첫 운행일에 폭발하고 만다. 사상 초유의 열차 폭탄 테러 사건으로 천문학적인 비자금 조성을 의심받던 대통령이 사망했다. 이 사고에서 상처 하나 없이 살아남은 남자는 대통령 암살범이자 열차 테러범으로 몰려 쫓기게 된다. 변해버린 입맛, 계속 떠오르는 의문의 숫자, 점점 선명해지는 낯선 기억…… 스스로를 유일한 생존자라고 믿었던 그의 앞에 놀라운 진실이 드러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