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사냥꾼의 죽음
『책 사냥꾼의 죽음』은 클리프 제인웨이 시리즈의 첫 번째 책으로, 1986년에 일어난 어느 책 사냥꾼의 살인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채롭고 생생한 캐릭터들과 통찰력 있는 심리묘사, 꼼꼼한 서브플롯 등 흥미진진한 요소를 잔뜩 배치해둔 소설이다. 더닝은 ‘북맨 시리즈’라고도 불리는 클리프 제인웨이 시리즈를 총 다섯 권 발표했는데, 이 책 『책 사냥꾼의 죽음』이 1권이며, 1995년작 『책 사냥꾼의 흔적』이 2권이다. 그 뒤로 10년 가까이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다가,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매년 『책 사냥꾼의 약속』, 『책의 서명』, 『책 사냥꾼의 마지막 외도』가 한 권씩 출간되었다. 모든 제목에 book이라는 단어를 활용했다는 점이 흥미로운데, 이 책의 원제 ‘Booked to Die’는 book의 여러 가지 뜻을 활용한 표현으로 ‘죽음을 예약했다’는 뜻으로도, ‘책 때문에 죽게 되었다’는 뜻으로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 이 소설 전체의 중심에 자리한 희귀본 거래의 세계는 중고?희귀도서 전문 서점을 운영했던 개인적 경험이 없었다면 이토록 리얼하게 그려낼 수 없었을 것이다.
둔기로 잔인하게 살해된 시체를 마주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책 사냥꾼의 죽음』은 서점의 거리 ‘덴버’를 중심으로 희귀본 업계의 적나라한 현실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 피해자의 행적을 추적할수록 고가의 희귀본을 둘러싼 끔찍한 집착과 교활한 살인자의 행각이 서서히 비밀을 드러내고, 그리고 그 뒤를 쫓는 형사 클리프 제인웨이의 추적 과정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