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하남 김성한 선생의 역사 에세이 [거인들의 시대]는 2002년부터 2년간 '월간 에세이'에 연재한 글을 한 권의 책으로 묶은, 하남 선생 최후의 에세이이다. 명성황후 시해 사건을 소설적으로 재구성한 3부 '격랑의 시대'를 제외하고는, 글의 성격에 따라 집필 순서와는 무관하게 1부 '거인들의 시대'와 2부 '우리가 사는 세상'으로 재구성했다.
글은 잡지 연재의 특성상, 대체로 당대의 변화무쌍한 국제정세와 국내외 문제를 역사 이야기를 통해 고찰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고, 특히 구한말에서 해방 공간에 관련된 회고담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외세에 휘둘려 민족자존의 길을 잃고 결국 분단의 아픔까지 겪어야 했던 격동의 시기를 바라보는 선생의 시선은 '비분강개'나 '울분' 같은 즉각적이고 일반적인 대응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오히려 소설가 특유의 객관적인 시선이 작동해 시종일관 건조하고 냉정하기까지 하다. 이렇게 확보된 '거리두기'가 이 역사 에세이를 독특한 지점으로 데려다 준다.
저자소개
김성한 (1919-2010)은 소설가. 언론인. 함경남도 풍산에서 출생했다. 호는 하남(霞南). 일본 동경대학 법학부를 중퇴하고 영국 맨체스터대학원에서 사학을 전공했다. 월간 《사상계》 주간, 《동아일보》 편집국장, 논설주간 역임. 예술원 회원. 동인문학상, 아세아 자유문학상,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인촌상, 예술원상 수상. 보관문화훈장 수훈. 1950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 무명로(無明路)가 당선되어 문단에 등장한 후 손창섭, 장용학 등과 함께 50년대 문단을 주도했다. 영국 역사, 그리스 신화 등 세계 각지의 사회상황에서 작품의 소재를 취해 지적이고 반항적인 경향의 많은 단편을 발표했다. 1960년대 이후 우리나라 역사의 소설화에 몰두하여 삼국시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인물과 사건을 소재로 한 작품을 연이어 발표했다. 그의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간결한 문체의 작품들은 우리나라 역사소설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저서로 단편집 『암야행』 『오분간』 『개구리』 『바비도』와 장편역사소설 『요하』 『왕건』 『이성계』 『임진왜란』 『이마』 『진시황제』 『시인과 사무라이』 『秀吉 朝鮮の亂』 역사소품집 『길 따라 발 따라』 『일본 속의 한국』 『인물』 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