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사실과 허구의 경계가 무너지는 현상을 고도로 계산된 서사와 이미지들의 배치를 통해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소설가 박성원의 네 번째 소설집이다.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는 작가 특유의 독특한 소설세계를 더 단단히 더 고집스럽게 직조해냈을 뿐만 아니라 철학적 사유와 시간론, 그것에 염세주의적 블랙유머가 아우러져 한층 다채롭고 폭넓은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작가는 시간의 바깥을 꿈꾸지만 현실을 벗어날 수 없는 인물들의 결말은 현대사회를 관통하는 비극적 세계관을 표현하면서, 이러한 암담한 시대에 인간이 꿈꿀 수 있는 것은 오직 희망 밖에 없다는 메세지를 말하고 있다. 또한 소설집에 담긴 각각의 소설들은 독립적 형태를 띠면서도 서로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특징을 가진다. 동일한 제목의 소설을 연작 형태로 구성하여 비극적 세계관(염세주의적 사유)을 점층적으로 강조하기도 한다. ‘규정된 시간 안에 놓여 있는 공간’인 도시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들은 각자의 삶의 자리를 뒤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저자소개
1969년 대구에서 태어났다. 1994년 『문학과사회』 가을호에 단편소설 「유서」를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한때 16㎜ 필름 연구소 '專行’에서 활동하기도 했던 그는 1996년 첫 소설집 『이상(異常) 이상(李箱) 이상(理想)』을 출간하였고, 이후 두번째 소설집 『나를 훔쳐라』를 2000년에 펴냈다. 2003년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문학부문)을 수상하였고, 2005년 세 번째 소설집 『우리는 달려간다』를 펴냈다. 현재 동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성원은 일상적이지 않은 소재와 등장 인물들을 통해 허구 속에서만 가능한 일들을 벌이는 데 관심을 가지고 있다. 어쩔 수 없는 살인을 저지른 남자, 무늬도 색깔도 없는 하늘로 사라진 여자, 문명을 만난 원시인, 어릴 때 나를 골목길에서 만난 남자, 착각을 실제로 믿는 남자, 두 눈을 멀쩡히 뜨고 실종당한 남자, 컴퓨터로 사진을 조작하는 일이 직업인 사내, 점점 화석으로 변해가는 자신의 몸을 그냥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남자, 사기 행각에 이용당하는 복화술사, 사람이 된 벌레로 인해 자신의 정체성에 위기를 느끼는 소설가…. 박성원의 단편집 『우리는 달려간다』와 『나를 훔쳐라』에 실린 소설 속 등장 인물들이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상황, 인물들이 허구 속에서 만화경처럼 펼쳐진다. 이 속에서 현대의 요지경 세상이 가지고 있는 아이러니가 드러난다. 또한 그의 최근작 『도시는 무엇으로 이루어지는가』에서는 철학적 사유와 시간론, 그것에 염세주의적 블랙유머가 절묘하게 아우러져 한층 다채롭고 폭넓은 이야기를 우리들에게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