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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들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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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진 들녘

저자
박경리 저
출판사
마로니에북스
출판일
2013-10-02
등록일
2020-07-29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14MB
공급사
예스이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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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박경리의 작품 세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과 핵심 모티프와 작가의식이 담긴 소설


『노을 진 들녘』은 발표 당시에 일정하게 대중적 성공도 거두었다. 연재 후 곧장 단행본으로 출간되었고, 다시 영화화되었다. 이는 대학생들의 낭만과 연애, 뒤틀린 성애의식, 유산 상속을 둘러싼 음모 등을 흥미롭게 그려내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당시에는 드물게 몇 되지 않은 여류작가였다는 사실도 대중의 주목을 받을 만했으며, 대담하고 속도감 있는 이야기 전개와 결코 만만치 않은 주제의식 등은 문단과 언론 모두로부터 주목을 받기에 충분했다.

『노을 진 들녘』은 불륜, 절손, 억지 결혼 등 박경리 소설의 전반적 특징들이 골고루 잘 나타난 작품이다. 작중 인물들은 모두 강한 개성을 바탕으로 작품의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기능한다. 특히 현대 문명을 거부하려는 송 노인의 외고집은 명백하게 시대착오적이며 주실과 성삼, 영재의 비밀을 알고 난 이후의 행동들 역시 합리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 노인의 올곧은 태도와 갈등을 해결해나가는 자신만의 고통스러운 방식들은 한편으로 몹시 매력적이다. 송 노인의 불합리한 처사에도 불구하고 우직하게 그를 따르는 영천댁과 박 서방댁 역시 마찬가지이다.
변화한 시대를 따르지 않는 이들의 고집 속에서 독자는 현대 문명에 대한 작가의 비판의식과 교감하며, 어쩔 수 없는 그들의 몰락을 함께 안타까워하게 된다.

1960년대 박경리 장편소설들은 대부분 통속적인 주제와 단조로운 플롯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러한 특징에 대해서는, 좀 더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작품을 쓰겠다는 작가의식의 발로였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작가의 다른 작품들처럼 이 작품에도 사회적 지위 고하 및 지식인과 일반인 사이에 선명한 실체적 괴리가 존재한다.
작가와 시대에 대한 이해가 전제된다면 50년이 지난 지금 다시 출간되는 『노을 진 들녘』은 여전히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문학적 울림을 주기에 충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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